곁접시꽃 모종을 손에 들었을 때, 그 작은 잎사귀들에서 느껴지는 생명력이 나에게 깊은 기쁨을 안겨주었다. 이 꽃은 내 정원에 놓일 곳을 기다리고 있는 어린싹에 불과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미 화사하게 피어난 모습을 그려본다. 고운 색깔로 정원을 채울 곁접시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진다.
곁접시꽃, 영어로는 홀리호크(Hollyhock)라고 불리는 이 꽃은 아주 오래된 꽃 중 하나이다. 예로부터 많은 정원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꽃이며, 그 위로 쭉 뻗어오르는 높이와 풍성하게 피어나는 꽃송이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내가 구입한 품종은 여름에 꽃을 피우며, 빨강, 분홍, 노랑, 흰색 등 다채로운 색상의 꽃을 볼 수 있는 Summer Carnival이라는 이름의 모종이다. 여름이면 이 작은 모종이 어떻게 자라날지, 그리고 정원에서 어떤 분위기를 연출해 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정원에서 꽃을 가꾸는 것은 언제나 기다림의 연속이다. 곁접시꽃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이 작은 모종을 심고 매일 물을 주며 돌보아야 하고, 햇살 아래에서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며 꽃이 피기까지의 과정을 함께 할 것이다. 이 곁접시꽃은 완전한 햇빛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정원에서 가장 햇볕이 잘 드는 자리를 선택해 주었다. 곁접시꽃은 120에서 150cm까지 자라기 때문에 간격도 적당히 넓혀 주어야 한다. 작은 씨앗 하나가 이렇게 크게 자란다는 사실은 언제나 신비롭게 느껴진다.
곁접시꽃을 고르면서 문득 옛 추억이 떠올랐다. 어릴 적 할머니의 정원에서 봤던 그 키 큰 꽃들, 바람에 살랑거리던 꽃송이들이 참 인상적이었다. 할머니는 늘 꽃을 사랑하셨고, 작은 정원에도 그 사랑을 듬뿍 담아 꽃을 심고 가꾸셨다. 나도 어느새 그때의 할머니처럼 꽃을 사랑하게 된 것 같다. 이 작은 곁접시꽃 모종 하나에도 정성껏 마음을 담아 키우고 있으니 말이다.
내 정원에는 이미 다양한 꽃들이 자리를 잡고 있지만, 곁접시꽃이 자리를 잡으면 정원의 분위기가 한층 더 화사해질 것이다. 여름에 피어날 꽃들이 정원의 중심을 잡아줄 것을 기대하면서, 나는 오늘도 작은 모종에 물을 주며 다가올 여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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