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87) 썸네일형 리스트형 하늘과 땅 사이, 나만의 벤치 이야기 내 정원의 한가운데 자리 잡은 벤치는 단순한 쉼터 그 이상이다. 이곳에 앉으면 나는 하늘, 나무, 그리고 땅과 하나가 된 느낌을 받는다. 그리 크지 않은 이 벤치가, 마치 자연과 나 사이의 경계를 허물어주는 다리처럼 느껴진다. 바람이 나뭇잎 사이로 부드럽게 흐르고, 햇살이 살며시 내리쬐는 순간, 나는 자연의 일부가 된다. 하늘은 끝없이 펼쳐지고, 나무들은 나를 둘러싸며 숨을 쉬듯 나와 교감한다. 그 사이에서 나는 그저 '나'로서 존재할 뿐이다. 이 벤치에 앉아 있으면 발 아래 느껴지는 땅의 따뜻함과 안정감이 나를 감싼다. 땅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나를 받아들이고, 그 위에서 나는 내 생각들을 자유롭게 펼쳐낼 수 있다. 아무런 방해도 없는 이 고요한 공간에서 나는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바람, 새소.. 투명한 존재, 다시 나를 쓰다 나의 인생은 언제나 누군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여정이었다. 장녀로서 부모님과 형제들에게 늘 기대에 부응하려고 애썼다. 그리고 내 꿈은 미술대학 정교수가 되는 것이었고, 그 꿈인 절반을 이룬 대학강사로 수많은 학생들 앞에서 지식을 전했다. 또한 여러 기업체에서 임원들과 직원들 대상으로 창의력개발 기업교육강사로 활동하며 내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 나의 길은 항상 뚜렷했다. 나는 멈추지 않고 내 이름을 위해, 나의 목표를 위해 달렸다. 그러나, 30대 중반에 큰 변화가 찾아왔다. 인생의 가장 빛나던 순간에 나는 아들을 낳았다. 그 순간부터 나의 인생은 엄마로서 멈춰버렸다. 학문과 직장에 대한 꿈을 잠시 접고, 내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아이에게 쏟았다. 아들을 키우는 과정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그가 성장하.. 코코의 품속에서 꿈꾸는 호야 호야는 조용히 코코의 품속에 몸을 웅크리고, 코를 코코의 부드러운 털 속에 파묻은 채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부드럽고 따뜻한 코코의 품 안에서 호야는 세상의 소음에서 멀어진 듯, 한껏 안심한 표정으로 잠에 빠져들었다. 코코는 그런 호야를 가만히 바라보며, 형제의 깊은 유대감과 따뜻한 온기를 느끼는 듯했다. 늘 차분하고 듬직한 코코는 동생 호야에게 늘 큰 위로와 안식처가 되어주는 존재였다. 호야는 코코 곁에 있을 때만큼 편안한 곳을 찾기 어려웠다. 코코는 언제나 호야를 포근하게 감싸 안아주었고, 호야는 그런 코코의 품에서 마치 세상이 온통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듯한 평화를 느꼈다. 코코의 부드러운 털결 속에서 느껴지는 따스함은, 햇살 아래 누워 있는 듯한 포근함을 주었다. 이런 순간에 두 형제는 말없이도 .. 사랑과 연민, 컴패션 장미의 아름다움 컴패션(Compassion) 장미는 그 이름처럼 따뜻한 감성과 깊은 연민을 품고 있는 꽃이다. 이 장미는 특별한 순간을 기다리듯 봉오리를 맺을 때 사랑스러운 진 핑크빛으로 그 존재를 알린다. 꽃봉오리는 마치 아직 드러나지 않은 잠재력을 감추고 있는 듯, 단단히 모여 있다. 그 진한 핑크빛은 아직 열리지 않은 마음과도 같다. 닫혀 있을 때의 장미는 그 강렬한 색감으로 주위를 압도하지만, 동시에 다가올 변화를 예고하며 조용히 기다린다. 시간이 지나 장미가 서서히 피어날 때, 그 봉오리는 조금씩 열리며 진 핑크빛이 부드러운 연핑크로 바뀐다. 마치 단단했던 마음이 점차 열리며 부드러워지는 순간을 닮았다. 컴패션 장미는 봉오리일 때는 강한 존재감을 내뿜지만, 활짝 필 때는 은은한 연핑크빛으로 그 고귀함을 더욱 드.. 잔잔하고 차분한 이 식물 무늬 돌나물세덤(Sedum lineare 'Variegatum')은 작고 소박한 모습이지만, 계절이 바뀔 때마다 그 안에 숨겨진 생명력을 드러냅니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다가올 즈음, 돌나물세덤의 잎 사이에 작은 꽃들이 얼굴을 내밉니다. 처음에는 잎의 은은한 녹색과 노란빛 사이로 서서히 그 존재를 알리며, 마치 작고 연약한 별들이 땅 위로 내려앉은 것처럼 피어납니다. 이 꽃들은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그 차분하고 잔잔한 아름다움이 매력적입니다. 이른 아침 햇살이 비출 때 무늬 돌나물세덤의 꽃은 더욱 생동감 넘칩니다. 작은 꽃잎 하나하나가 빛을 머금어 반짝이고, 그 주위의 공기는 한층 더 맑고 상쾌해 보입니다. 마치 차분하게 내리는 가을비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약속을 지키듯, 돌나물세덤은 꽃을 피우며.. 전 세계 정원사가 사랑하는 이 식물 리갈 제라늄은 나의 정원에서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식물 중 하나다. 일반적인 제라늄보다 잎이 더 섬세하며, 꽃의 색상은 한층 더 화려하고 고급스럽다. 처음 이 식물을 만났을 때는 그저 흔히 볼 수 있는 제라늄의 또 다른 변종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리갈 제라늄만의 매력을 발견하게 되었다. 꽃이 피는 계절이 다가오면 리갈 제라늄은 그 진가를 발휘한다. 붉은색, 분홍색, 보라색 등 다채로운 색상의 꽃들이 층층이 피어나며, 그 꽃잎들은 마치 한복의 옷자락처럼 우아하게 펼쳐진다. 햇볕을 받은 리갈 제라늄의 꽃은 빛을 반사하며 주위를 환하게 비추고, 바람이 불 때면 그 잔잔한 향이 내 정원을 가득 채운다. 이 식물은 화려하면서도 고요한 아름다움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 바쁜 일상 속에서 나에게 잠.. 고양이와 상어 코코는 상어 모양 이불을 유난히 좋아한다. 그 이불을 처음 봤을 때, 그는 잠시 경계하는 듯했다. 회색빛의 거대한 상어가 자신의 영역에 들어온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였다. 하지만 코코는 호기심이 많은 고양이다. 그는 주위를 천천히 맴돌다가 이불을 슬쩍 발로 툭 건드려보았다. 그 순간, 마치 물속에서 유영하는 듯한 상어 모양의 이불이 부드럽게 출렁였다. 코코의 눈은 그 순간 반짝였다. 경계심은 호기심으로 바뀌었고, 그는 천천히 이불 속으로 얼굴을 파묻었다. 상어의 큰 입이 코코를 삼키듯 감싸 안았지만, 그는 무서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상어의 부드러운 턱 아래에 몸을 말아 넣고 눈을 반쯤 감으며 가만히 누워 있었다. 그 순간, 코코는 세상의 모든 소음과 걱정에서 벗어나 완전히 편안해진 듯했다. 상어 이.. 보라빛 생명력 아주가꽃, 그 빛나는 보랏빛 꽃잎들이 하늘을 향해 피어나는 모습을 보면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아주가꽃은 흔히 봄과 여름의 정원에서 찾아볼 수 있는 다년생 초화로, 그 진한 보라색과 푸른색의 조화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주가는 이름만큼이나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하는데, 바위틈에서도 자랄 수 있는 그 끈기와 억센 뿌리는 우리의 삶을 떠올리게 한다. 아주가 꽃은 주로 **아주가 레펜스(Ajuga reptans)**로 알려진 다년생 초본 식물로, 전형적으로 보랏빛 또는 푸른빛의 작은 꽃이 특징이다. 아주가는 잎이 땅을 덮는 형태로 퍼지며, 강한 생명력과 함께 그늘진 곳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원산지는 유럽과 아시아이며, 흔히 잔디 대체용으로 사용되거나 지피 식물로 정원에서 많이..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3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