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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는 상어 모양 이불을 유난히 좋아한다. 그 이불을 처음 봤을 때, 그는 잠시 경계하는 듯했다. 회색빛의 거대한 상어가 자신의 영역에 들어온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였다. 하지만 코코는 호기심이 많은 고양이다. 그는 주위를 천천히 맴돌다가 이불을 슬쩍 발로 툭 건드려보았다. 그 순간, 마치 물속에서 유영하는 듯한 상어 모양의 이불이 부드럽게 출렁였다. 코코의 눈은 그 순간 반짝였다. 경계심은 호기심으로 바뀌었고, 그는 천천히 이불 속으로 얼굴을 파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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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의 큰 입이 코코를 삼키듯 감싸 안았지만, 그는 무서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상어의 부드러운 턱 아래에 몸을 말아 넣고 눈을 반쯤 감으며 가만히 누워 있었다. 그 순간, 코코는 세상의 모든 소음과 걱정에서 벗어나 완전히 편안해진 듯했다. 상어 이불 속은 그의 작은 피난처가 되었다. 상어의 날카로운 이빨 모양도, 길게 펼쳐진 지느러미도 이제는 그에게 위협이 아니라 안락함의 상징이었다.
가끔씩 코코는 이불 속에 깊이 파고들어가 완전히 사라진다. 마치 상어 속으로 빨려 들어간 듯 보이지만, 이내 그의 작은 발이 이불 틈새에서 살짝 나와 그의 존재를 알려준다. 그는 그곳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 한낮의 햇살이 창문을 통해 방 안에 가득 차도, 코코는 상어 이불 속에서 나올 생각이 없다. 그곳은 그에게 세상의 모든 것보다 더 소중한 안식처다.
이불 속에서 코코는 종종 조용히 꿈을 꾼다. 어떤 꿈일까 궁금할 때도 있지만, 그는 결코 말해주지 않는다. 때로는 상어 이불 속에서 그가 꼬리를 살짝 흔드는 모습이나, 작은 발톱을 세우며 이불 안에서 몸을 돌리는 모습을 보면, 그가 아마 바다 한가운데서 진짜 상어와 유유히 헤엄치고 있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상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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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는 상어 이불을 사랑한다. 그 안에 있을 때는 그 어떤 곳보다 안전하고 따뜻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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