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오리인형

코코는 오늘도 창가에 앉아 조용히 바깥세상을 지켜보고 있다. 그에게 있어 창문 너머의 세상은 마치 신비한 풍경화 같다. 매일 같은 자리에서 같은 정원을 바라보지만, 그 안에서 매번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바람이 불어와 커튼을 살짝 흔들면, 코코는 그 미세한 움직임에도 눈길을 주고, 다시금 정원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창밖의 풍경은 늘 그 자리에 있지만, 마치 생명이 깃든 듯 날마다 새로운 에너지를 풍긴다.

정원은 활기차다. 자갈길 사이로 보라색 작은 꽃들이 고개를 내밀고, 그 주변을 밝은 노란색 금잔화들이 둘러싸고 있다. 이 꽃들은 그저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조용히 춤추고 있는 듯 보이지만, 그 속에는 자연의 강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땅 위에 깔린 자갈들 사이로 작은 풀들이 자라나고, 햇빛을 받으며 반짝이는 물방울들이 그들의 잎에 맺혀 있다. 이런 작은 변화조차도 코코의 눈에는 흥미로운 장면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정원 한쪽에는 흰 욕조가 자리하고 있다. 원래 쓰임새와는 다르게, 이제는 작은 연못처럼 물을 담고 있다. 물 위에는 노란 고무 오리가 둥둥 떠 있고, 그 주변에는 화분 몇 개가 물에 잠겨 있다. 이 작은 욕조는 정원의 다른 부분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물 위로 퍼져나가는 잔잔한 물결이 정원의 고요함을 더욱 강조하고, 그 속에서 고무 오리는 마치 혼자만의 여행을 떠난 듯 자유롭게 떠다닌다.

코코는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본다. 그는 마치 이 모든 것을 이해하듯 차분한 눈빛으로 연못과 정원을 응시하고 있다. 고무 오리의 작은 움직임에도 눈을 깜빡이며 반응하고, 때로는 작은 바람결에 살짝 흔들리는 꽃들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낸다. 이 순간이 코코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사람의 시선으로 보면 그저 평범한 풍경일지 몰라도, 코코에게는 이 모든 것이 살아 있는 듯 느껴질 것이다. 그가 매일같이 같은 자리에서 창밖을 바라보는 이유도 어쩌면 그 생동감을 매일 새롭게 느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 정원은 코코에게 하나의 작은 우주다. 매일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 속에서 코코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날씨가 변할 때마다, 꽃이 피고 질 때마다, 그리고 물 위의 오리가 자리를 바꿀 때마다 코코는 그것을 자신의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감상한다. 그가 창가에서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이유는 단순히 바깥을 지켜보기 위함이 아니다. 코코는 그 안에서 자신만의 고요한 세상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 평화를 느끼고 있다.

이곳은 코코와 정원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다. 코코는 그 안에서 매일같이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정원은 코코의 시선을 통해 다시 태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