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코코호야의 하루

눈맞춤하는 고양이

반응형

호야는 잠들기 전에 항상 내 옆에 와서 천천히 자리를 잡는다. 그가 자리를 고르기까지는 몇 가지 고유한 의식이 있다. 먼저 주변을 한 번 살피고, 가장 편안해 보이는 곳에 몸을 뉘인다. 그러고는 옆으로 누워 나를 바라본다. 그 순간 호야와 나는 마치 서로 무언의 대화를 나누는 듯하다. 고양이의 눈빛은 깊고도 고요해서 그 속에는 알 수 없는 평온함이 가득 담겨 있다. 그는 나와 눈이 마주칠 때까지는 결코 완전히 자리를 잡지 않는다. 그 눈맞춤이 끝나면, 그제야 호야는 안심한 듯 천천히 눈을 감는다.


호야가 옆으로 몸을 누이고 나를 똑바로 바라볼 때면,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나 역시 그의 눈을 들여다보며 그 안에 담긴 따뜻함과 신뢰를 느낀다. 그와의 시선이 이어지는 동안, 나는 자연스럽게 미소를 짓곤 한다. 호야는 나의 이런 반응을 기다렸다는 듯, 한숨을 푹 내쉬며 다시 몸을 조금 더 편안하게 뉜다. 마치 나와의 눈맞춤이 그가 잠들기 전에 꼭 필요한 작은 의식인 것처럼.


이렇게 호야가 내 눈을 바라보고 나서야 자리 잡는 모습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다. 그 속에는 깊은 교감이 숨어 있다. 호야는 나와 눈을 맞추고 안심한 뒤에야 비로소 마음의 평온을 찾는다. 내가 곁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깊은 잠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호야는 언제나 그 자리를 고르는 과정에서 나의 존재를 느끼고, 나와의 시선을 맞춘 뒤에야 마음의 문을 닫고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가 내 옆에 누워 눈을 바라보는 그 순간은 늘 조용하고 평화롭다. 그 작은 몸이 쿠션에 푹신하게 파묻히고, 꼬리는 천천히 몸 옆으로 감긴다. 그의 숨소리가 점점 느려지며, 호야는 꿈속으로 떠날 준비를 한다. 나는 그가 그렇게 자리를 잡고 잠들기까지의 과정을 매번 지켜보면서, 나 또한 그에게 중요한 존재임을 느끼곤 한다.


호야와의 이런 작은 순간들은 그저 귀여운 일상의 한 부분을 넘어, 우리 둘 사이의 깊은 신뢰와 애정의 표현이다. 그가 내 곁에서 눈을 맞추고 자리를 잡는 그 시간이, 나에게도 큰 위로가 된다. 내가 힘든 하루를 보냈더라도, 호야와의 이 짧은 교감은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호야는 나에게 단순한 반려동물이 아니라,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가는 소중한 동반자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