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호야는 하루가 끝나갈 무렵이면 늘 자신의 작은 발을 핥고 냄새를 맡는다. 그 순간은 마치 하루를 정리하는 의식과도 같아 보인다. 그 발에서는 집 안을 돌아다니며 남긴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마룻바닥을 스친 부드러운 감촉, 햇살 가득한 창가에서 쬐던 따스함, 그리고 내 바지에 지나갈 때 스친 바람까지—모든 것이 호야의 발 속에 남아 있다.
호야에게 발 냄새는 그저 '냄새'가 아니다. 그것은 자신이 속한 세상의 기록이며, 그날의 흔적을 되새기며 확인하는 순간이다. 창문 너머로 새들이 날아가는 것을 보며 상상 속 모험을 떠난 호야는 사실 발을 통해 그 모든 경험을 다시금 떠올린다. 발바닥에 남은 창문 근처 먼지의 향기, 화분에 다가가 살짝 남긴 발자국 속 흙 냄새—이 모든 것이 그에게 익숙하고 안락한 느낌을 준다. 냄새를 맡는다는 건 자신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기억하는 과정이며, 그 속에서 그는 자신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호야는 발을 핥고, 냄새를 맡으며 그날의 이야기를 조용히 되새긴다. 발바닥에 남아 있는 것은 단순한 하루의 흔적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이 발로 걸어 다녔던 모든 장소와 경험의 축적이다. 마치 인간이 일기를 쓰듯, 호야는 발을 통해 하루를 기록하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쌓아간다. 그런 순간마다 호야는 발에 담긴 자신만의 세계를 확인하며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그 속에서 위안을 얻는다.
코코 역시 마찬가지다. 코코는 늘 호야와 함께 있지만, 호야처럼 발 냄새를 맡으며 하루를 회상하는 일이 드물다. 대신 코코는 조용히 자신의 발을 살피며 그날의 부드러움을 기억한다. 하지만 때때로, 코코는 호야 곁에 와서 그가 발을 핥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본다. 두 고양이의 발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지만, 발 냄새를 통해 얻는 평온함은 같다.
호야가 발 냄새를 맡고 느긋하게 잠이 들면, 그 작은 발바닥은 하루의 끝을 상징한다. 호야는 하루의 기억을 그 속에 담고, 발을 통해 그날의 평안을 되찾는다. 냄새는 호야에게 그저 후각적 즐거움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세계를 확인하는 중요한 방식이다. 그래서 호야는 늘 발을 핥고 냄새를 맡으며 스스로를 다독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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